한의사가 골프장에 오면 하는 말이 있다.
“골프 뭐 있어 한방이지”
티잉 그라운드는 레드 티, 화이트 티(일반적으로 레귤러 티라고 함), 블루 티(또는 챔피언 티)로 구분된다. 일부 골프장에는 골드 티(시니어 티), 블랙 티도 있으며, 각 골프장마다 운영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티잉 그라운드를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에는 ‘골프는 한방'이라는 의미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는 골퍼가 본인의 실력에 맞게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하여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PGA 및 LPGA 프로의 99%는 골퍼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티에서 플레이할 때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더 먼 비거리의 티잉 그라운드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비거리에 대한 자부심은 남녀를 가리지 않지만, 골프에서 비거리는 특히 남자의 로망으로 여겨진다. 남성 골퍼들 사이에서는 비거리에 대한 자존심 경쟁이 18홀 내내 계속된다. 또한 투어 프로처럼 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열망이 주말 골퍼들을 블루 티나 블랙 티에서 티샷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자카르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블루 티에서 플레이하는 한국인과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하는 일본인의 모습이 마치 국가 간의 자존심 경쟁처럼 보였던 것이다.
블루 티 플레이는 즐거우신가요?
PGA투어 프로들은 가장 뒤쪽에 위치한 블랙 티에서, LPGA는 화이트 티 이상의 티잉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하며, 모두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비시즌 기간 동안 많은 노력을 한다. 투어 프로들의 경우 드라이버 비거리가 10야드 증가하면 게임당 버디 수가 평균 한 개 정도 더 늘어난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5% 감소하지만 숏 아이언과 웨지 사용으로 그린 공략이 가능해져 버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골프장은 건기와 우기에 따라 티샷의 비거리 차이가 큰 편이다. 건기에는 비가 적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페어웨이가 돌처럼 딱딱 해지고 런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낮은 탄도로 짧은 티샷을 하는 주말 골퍼에게도 이 시기에는 블루 티 플레이가 즐거워진다. 티샷 방향이 좋으면 평소보다 20~30m,, 운이 좋으면 내리막을 타고 약 40~50m 이상 굴러가기도 한다.
우기에는 매일 비가 와서 페어웨이가 항상 젖어 있기 때문에 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낮은 탄도의 티샷을 하는 골퍼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우기에는 비와 함께 바람도 많이 불어 높은 탄도의 티샷을 하는 골퍼들도 비거리를 내기 쉽지 않다.
주말 골퍼들은 건기에 블루 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만,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과 연습으로 비거리를 충분히 늘리는 것이 블루 티 플레이를 즐기는 더 좋은 방법이다. 골프장마다 전장과 코스 특성이 다르므로 블루 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비교적 전장이 짧은 골프장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베의 성지로 불리는 가딩 라야 골프장은 자카르타에서 골프를 배운 주말 골퍼들에게 스코어를 줄이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고라위, 로얄자카르타, 수바르나, 다마이인다 BSD, PIK코스 등은 블루 티 플레이를 피해야 할 골프장이다. 특히 자고라위는 블루 티가 가장 뒤쪽에 있는데, 세컨드 샷을 할 때마다 우드 또는 하이브리드를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화이트 티 플레이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하는 방법은?
<아마추어 골퍼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와 18홀 권장 비거리>
드라이버 거리(yds) | 18홀 권장 거리(yds) | 드라이버 거리(m) | 18홀 권장 거리(m) | ||||
275 | 6,700 | ~ | 6,900 | 251 | 6,126 | ~ | 6,309 |
250 | 6,200 | ~ | 6,400 | 229 | 5,669 | ~ | 5,852 |
225 | 5,800 | ~ | 6,000 | 206 | 5,304 | ~ | 5,486 |
200 | 5,200 | ~ | 5,400 | 183 | 4,755 | ~ | 4,938 |
175 | 4,400 | ~ | 4,600 | 160 | 4,023 | ~ | 4,206 |
150 | 3,500 | ~ | 3,700 | 137 | 3,200 | ~ | 3,383 |
PGA, USGA는 Tee it FORWARD 프로그램을 통해 드라이버 비거리를 기준으로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루 티 플레이를 하려면 약 250 yds (230m)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필요하다.
Best Tee
Best Tees 시스템은 7번 아이언 비거리 범위를 기반으로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 남자 138야드(126m) 일 때 전장이 6,100야드(5,578m), 여자 100야드(91.4m) 일 때 전장이 4,437야드(4,057m)가 되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2023년에 미국 전역에 있는 60개 이상의 골프 코스에서 테스트되었다고 한다.
투어평균 드라이버 거리
PGA 276 yds
LPGA 224 yds
블루티에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려면,
티샷의 방향성과 비거리가 비슷하다면 화이트 티에서의 스코어가 훨씬 더 좋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블루 티 플레이에서 비슷하거나 약간 더 나쁜 스코어를 기록한다.
티샷 비거리가 부족한 주말 골퍼가 블루 티에서 티샷을 할 때 드라이버의 미스샷에 대한 부담감과 더 멀리 보내려는 욕심이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이는 스윙 리듬에 영향을 주는 데, 18홀 동안 1~2번 이상의 미스 샷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미스샷 이후에 롱 아이언, 우드, 유틸리티 등으로 그린을 공략하다 보면 또다시 실수를 하게 되어 타수를 많이 잃게 된다.
주말 골퍼들도 자신의 능력에 맞는 티잉 그라운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블루 티 플레이를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이 시도해 보자.
첫째, 비거리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티샷을 하자. 멀리 치려는 생각을 버리면 가볍게 스윙할 수 있다. 티샷 결과는 예상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평소보다 더 먼 비거리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평소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가볍게 근력 운동과 빠른 걸음으로 워킹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우드나 유틸리티 중에서 실수 확률이 낮은 나만의 필살기를 준비하자. LPGA에서 박세리 선수와 우승 경쟁을 했던 땅콩 김미현 선수는 유틸리티로 아이언보다 더 정확한 샷을 해서 많은 우승을 했다. 만약 그런 클럽이 없다면, 가장 편안한 스윙을 할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여 연습도 많이 하고 자신 있게 샷을 해보자. 골프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셋째,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연습 그린과 연습 그린 주변에서 잠시 연습을 하자. 피칭 웨지, 9번, 8번 아이언으로 러닝 어프로치 연습을 해보고, 웨지 샷은 생각보다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다. 웨지샷은 비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조심스럽게, 가볍게 치려다가 더 큰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연습 그린에서 그린의 스피드를 감각적으로 느껴 보면서 퍼트 연습을 미리 해보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비거리를 늘리는 방법은 강한 임팩트보다는 임팩트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다. 같은 스윙 스피드에서도 임팩트 정확도가 높으면 비거리와 방향성이 모두 향상된다.
드라이버 샤프트의 강도를 높이려는 주말 골퍼들도 많이 있는데, 샤프트를 교체할 때는 반드시 피팅을 받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 레슨을 병행해야 본인이 원하는 비거리를 달성할 수 있다.
사실 자카르타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블루 티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 라운드마다 반드시 블루 티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본인에게 맞는 티잉 그라운드를 찾아서 플레이를 즐겁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골프 실력이 향상되어, 블루 티 플레이가 가능한 비거리가 되었을 때 여유 있게 블루 티, 블랙 티 플레이를 즐겨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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