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카르타 인근 데뽁(Depok) 지역에 있는 리버사이드 골프장으로 왔습니다. 골프장 입구를 들어서면 클럽하우스까지 길 양쪽으로 우거진 나무들이 시원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18홀의 명문 골프장입니다. 계곡을 건너는 샷을 많이 해야 하는 지형적 특성이 한국의 골프장을 연상하게 합니다.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코스 설계와 빠른 그린 스피드는 싱글 핸디캡의 골프들에게도 도적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자카르타로 골프 여행을 온다면 꼭 한 번 라운드를 해야 할 골프장입니다.
골프 라운드는 동반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늘 가던 골프장도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 것을 보니 맞는 얘기인 듯합니다.
1번 홀부터 par 5로 시작하는 골프장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자카르타에서도 이곳 리버사이드 그리고 자고라위(올드,뉴코스), 모던, 다마이인다 PIK, 자바베카 등이 있습니다. par 5홀로 시작하면 마치 멀리건이라도 받은 것처럼 첫 홀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덜해지는데요. 5번의 샷 기회가 있다는 것이 마음의 여유를 주는 듯합니다. 특히 드라이버나 우드 샷 비거리가 많이 나는 골퍼들은 충분히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세컨드 샷 이후에 러프에 떨어진 노란 꽃들이 시선을 끕니다. Cochlospermum regium(코클로스페르뭄 레지움) 열대 사바나에서 기원하는 꽃으로 동남아 일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태국에서는 '노란 목화 나무'라고 한다네요. 여러 번 이곳을 왔지만 오늘 처음 보는 듯합니다.
2번_파 3 홀입니다. 조금 긴 전장이지만 코스를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샷이 달라집니다. 좌측 큰 해저드를 마음에 두면 몸은 우측으로 보내려는 반작용을 합니다. 때문에 공은 좌측 해저드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거리가 부담스러우면 힘이 들어가서 탑핑이나 뒤땅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다른 상황에 몰리면 집중력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없으면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3번_par 4 홀, 티잉그라운드 >> 페어웨이 >> 그린이 구분되어 있는 홀입니다. 더구나 페어웨이 오른쪽은 숲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관심법으로 자꾸 오른쪽을 보려고 하는 골퍼가 많은데요. 보이는 만큼 겨냥해서 샷을 하고 세컨드 샷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번 홀 그린을 공략하기 쉽지 않지만 그린 근처로 보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6번_par 4 홀, 여기서부터 리버사이드의 아멘코너가 시작됩니다. 홀 전장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비거리보다는 세컨드 샷을 잘할 수 있는 곳으로 정확히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어 프로들은 상황과 비거리에 따라 다양한 옵션의 클럽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옵션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드를 드라이버보다 잘 다루지 못하고, 롱아이언은 원하는 만큼의 비거리를 보내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도 옵션이 없어서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옵션을 가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아멘코너를 벗어나면 깜보자 꽂이 예쁘게 무리 지어 피어있는 8번 홀 티잉그라운드가 나옵니다. 원 온 트라이를 하는 홀입니다만 좌우로 벗어나면 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갑자기 드로우를 치려고 하거나 세게 치려고 하지 마세요. 평소와 같은 샷이 잘 맞았을 때 원온이 될 수 있습니다.
깜보자의 꽃말은, "당신을 만나게 된 것은 행운입니다."
9번_파 5홀, 앞팀이 아직 티잉그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습니다. 티잉그라운드에는 티샷을 하는 한 사람만 올라갈 수 있는데요. 같이 올라간다면 티샷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치에서 방해가 되는 움직임이나 소리를 내서는 안됩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의 매너를 보면 동반자의 골프 에티켓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Out course 시작과 끝이 par 5 홀로 구성이 되어 있네요. 가을 정취가 물씬 나는 풍경입니다.
10번_par 3 홀, 티샷의 방향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멀리 보이는 페어웨이 언덕까지 티샷을 하면 좋습니다. 그린 가운데를 기준으로 우측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합니다. 나무들이 그린 방향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린을 공략하는 샷은 너무 길지 않게, 오히려 약간 짧은 편이 안전합니다. 보기를 해도 좋은 홀입니다.
Out 코스가 끝나고 나면, In course는 잘해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당연히 의욕도 넘쳐나게 됩니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합니다. 과한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11번_par 3 홀, 티잉 그라운드 앞쪽에서 그린까지 해저드가 이어져 있습니다. 비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탄도가 낮으면 좋은 공략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가 난처한 골퍼가 되지 않도록 레슨 프로에게 잘 배우고, 열심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골프는 공이 굴러가서 행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적정한 높이로 공을 띄울 수 있어야 합니다.
15번_par 4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본 풍경도 예뻤지만, 그린에서 티잉그라운드 방향으로도 풍경이 예쁩니다. 좌측이 해저드인 좌도그렉 홀이며, 티잉 그라운드 앞쪽에도 큰 해저드가 있어서 부담스럽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1타를 잃는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샷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으로 보기에 예쁜 홀들은 비교적 핸디캡이 높은 홀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름다움에 취해서 운명이 바뀐 역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역사를 바꾸고 싶다면 충분히 즐기시기 바랍니다.ㅎ
16번_par 4 홀, 비교적 쉬운 홀입니다. 비거리 약 200m 내의 오른쪽 방향 페이드 구질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줍니다. 드로우 구질이거나 드라이버 티샷을 하는 장타자들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클럽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시 옵션이 필요한 홀입니다. 라운드 중 몇 번의 기회가 오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도전해봅시다!
17번_par 4 홀, 평평한 편이지만 전장이 긴 홀입니다. 티샷 비거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몸이 충분히 풀렸다면 부드럽고 빠른 스윙 스피드로 티샷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뒤돌아보니 골프 코스 방향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매일 이런 창을 두고 살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늘 새롭지만 우리는 그 새로움을 보지 못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이라고 치부하고 의욕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날들이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것들이 전해주는 기쁨과 감동을 느껴보세요. 우리의 일상도 새로워질 것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동반자와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라운드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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