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골프 후기

눈으로 하는 골프 라운드_구눙 글리스(Gunung Geulis)

by _ Lucas 2022. 7. 19.
728x90

 

구눙 글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Gunung Geulis Club House)

 

글리스(Geulis)'아름다운, 훌륭한, 멋진'이라는 뜻을 가진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입니다. 오늘은 '아름다운 산(山) 골프장'에서 대학교, 고등학교 선후배가 함께 라운드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네 사람이 이번에 두 번째 모임을 하게 되네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또 만나게 된 것은 사소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는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의 단단한 연결고리가 있었기 때문이었고, 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그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무릇, 아름다운 것에는 치명적인 위험도 함께 있기 마련입니다. 장미꽃이 예쁘다고 무작정 꺾으려 들었다가는 잎에 가려진 줄기의 촘촘한 가시로 인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구눙 글리스 골프장에서는 다른 골프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극강의 경사와 도그렉, 빠르고 어려운 그린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가시 같은 것들이죠.

 

특히 블루티에서 티샷을 하는 경우에는 코스 매니지먼트를 통해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홀들이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넥스트 샷을 잘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라운드를 오면 무조건 지르고 보는 아마추어 골프 스타일에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만 비거리보다 방향성에 더 집중한다면 구눙 글리스의 그린 공략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클로버 코스(Clover course) 1번 홀입니다. 직선으로 350m 거리지만 좌도그렉 홀이라서 블루티에서 약 375m 정도 됩니다. 티샷은 페이웨이 왼쪽 벙커의 오른쪽 공간을 타깃으로 해야 하며, 오른쪽으로 밀리지 않아야 합니다. 티샷으로 벙커를 넘기지 못한다면 약 200m 정도를 보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린은 세컨드 샷 지점보다 훨씬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이언을 한 클럽 짧게 잡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200m의 티샷 거리가 충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번 홀에서는 벙커 근처에 안착하는 안전한 티샷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1번, 2번 홀을 무사히 잘 이겨낸 다음, 어려운 파 5, 파 4 홀을 지나오면서 연속 트리플을 하다 보니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눈이 멀어 도전 욕구를 이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사소한 욕심이 화를 불렀고, 만회하기 위한 샷들이 스코어카드에 원하지 않는 숫자를 그리게 만들었습니다.

 

 

앞팀이 홀아웃 전이라서 잠시 여유를 가져봅니다. 한숨을 돌리며 5번_par 4홀에서 세컨드 샷 지점에서 티잉 그라운드 방향을 바라봅니다. 왜 '구능 글리스'인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5번 홀, 약 160m가 남았습니다.

맞바람이 강해서 5번 아이언을 만지작 거리다가 다시 4번 아이언을 짧게 잡습니다. 뒷핀이었고, 생각보다 맞바람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4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샷을 했고 낮은 탄도로 그린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볼은 그린 중앙에 안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롤링은 없었습니다. 이 홀에서 '솜봉(sombong)' 형이 버디를 했습니다. 솜봉해도 좋을 만큼 골프를 잘 치는데, 그의 이름을 빨리 말하면 '솜봉'과 비슷하게 발음이 됩니다.ㅎ

*sombong은 '거만한, 건방진'의 뜻을 가진 인도네시아어입니다.

 

 

큰 형님은 세컨드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들어갔지만 파 세이브를 위해 끝까지 집중하고 있습니다. 티샷은 가장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컨드 샷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머릿속에서 티샷의 기억을 빨리 잊어야 하는데 사람은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좋은 것은 계속 가지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어서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만난 가장 어려운 파 3 홀입니다. 블루티에서 약 170m. 그린은 매우 좁고, 좌우에는 벙커가 있습니다. 그린 뒤쪽에서 앞쪽으로 경사가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그린 밖으로 굴러내려가기도 합니다. 주로 맞바람이 부는 경우가 많습니다.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면 파세이브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앞핀일 때가 가장 어렵고, 중핀이나 뒷핀인 경우에는 조금 길게 티샷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핀인 경우에는 '보기'를 목표로 편안하게 플레이를 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욕심은 금물입니다.

 

 

어려운 par 3 홀을 지나 그린까지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par 5홀의 그린 근처까지 왔습니다. 비교적 짧은 par 5홀이라서 버디를 노려야 합니다만 벙커 턱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막상 그린에 와보니 차라리 그린을 보지 않았을 때가 더 나았던 것 같네요. 그린을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고 그린 공략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린 앞쪽은 높고, 왼쪽 뒤편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무슨 골프 대회라도 출전한 기분입니다.^^

 

그린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투온을 해서 이글 퍼트를 준비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Good~~!!! 정말 대단한 샷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홀 상황을 인지하고 온그린을 시킨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ㅎ

 

 

8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1번 홀 그린 방향입니다. 일부러 이렇게 나무를 키운 것인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눈길을 끄는 풍경이라서 사진으로 남깁니다.

 

 

8번 홀은 430m 내리막 급경사 파 4 홀입니다. 내리막이라서 런이 많을 것 같았은데 생각보다 런은 많지 않았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페어웨이가 무른 탓도 있었지만 맞바람의 영향으로 비거리 손실이 꽤 있었습니다. 이렇게 내리막 급경사의 홀에서는 평상시와 똑같은 티샷을 하면 탄도가 지나치게 높아져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낮은 탄도의 티샷으로 바람의 영향도 이겨내고, 런까지 발생하게 되면 비거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만 아마추어 골퍼가 이런 티샷을 구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8번 홀에서 가져온 맥주를 한 캔씩 마십니다. 늘 각오를 하고 와도 구능 글리스 골프 코스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마음처럼 샷이 되지 않을 때는 잠시 긴장을 풀기도 해야 합니다. 산 능선을 따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지나갑니다. 클로버 코스에서의 불운했던 기억들도 바람에 함께 실어 보냅니다.   

 

 

가든코스(Garden course) 1번 홀입니다. 구능 글리스 골프장의 시그니처(SIGNATURE)이며, 엄청난 내리막 경사에 좌도그렉 홀입니다. 드라이버 티샷으로 원 온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맞바람의 영향으로 쉽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가장 멀리 보이는 벙커 방향으로 티샷을 하면 약 110~120m 정도의 비거리가 남습니다. 완전 장타자가 아니라면 페어웨이 방향으로 가볍게 티샷을 하는 것이 안전한 코스 매니지먼트입니다. 

 

 

페어웨이에서 티잉 그라운드 방향으로 올려다본 풍경입니다. 카트를 타고 갈지자 운전으로 한참을 내려와야 합니다. 티샷의 체공시간이 길어서 볼이 페어웨이에 깊숙이 박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그니처 홀답게 시원하게 펼쳐진 구능 글리스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2번_par 4 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티잉 그라운드 방향입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는 풍경보다는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훨씬 더 아름다운 홀입니다. 페어웨이가 양쪽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왼쪽으로 티샷을 하려면 높은 언덕 위로 그린이 보이는 지점까지 볼을 보내야 합니다. 세컨드 샷은 내리막 샷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비거리가 충분히 길지 않다면 오른쪽 페어웨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린까지 약간 오르막의 세컨드 샷을 남기지만 그린이 잘 보여서 공략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가든코스 2번 홀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규모가 크고, 예쁘게 지은 걸로 봐서는 누군가의 별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곳에서 내려다보는 구눙 글리스 골프장도 예쁠까요?

 

 

 

3번_par 3 홀도 1번 홀처럼 내리막 급경사인데, 그린도 그린 뒤쪽으로 내리막 경사의 2단 그린이라서 어려운 홀입니다. 뒷핀인 경우에는 2단 그린 위쪽(앞쪽)에 떨어뜨려야 합니다. 앞핀인 경우에는 그린 앞쪽 러프에서 굴러가는 샷을 해야 합니다,

 

4번_par 4 홀은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경사를 이루는 페어웨이와 그린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홀입니다. 특히 그린 공략은 무조건 핀보다 짧게 해야 합니다만 보이지 않는 그린에 정확한 거리감의 샷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2단 그린으로 그린 뒤쪽에서 내리막 퍼팅이 특히 어려운 홀입니다.

 

 

4번_par 4 홀을 힘겹게 오르면 5번 홀 티잉 그라운드 주위에는 큰 돌들이 만들어내는 낯선 풍경에 시선이 머물게 됩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잠시 쉬어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곳 5번 홀 근처에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들은 골프장을 가로질러 외부로 이동을 하는데요. 지금은 골프장으로 개발이 되었지만 아마도 옛날에는 이곳이 제법 큰 마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번_파 5홀입니다. 5번 홀 그린에서 약 5분 이상 카트를 타고 내려가면 계곡과 가까운 곳에 6번 홀이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향해 티샷을 해야 합니다. 페어웨이가 좌측으로 비스듬히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티샷을 너무 멀리 보내려고 하기보다는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린 앞에는 꽤 넓은 폭의 개울이 있어서 세컨드 샷으로 투 온 공략을 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캐리로 230m 이상이 되어야 그린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만 그린 앞쪽에 꽤 넓은 개울이 있고, 그린도 그 방향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서드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솜봉 형은 여기에서도 버디를 해서 8십만 루피아를 뺏어 갔습니다,ㅠㅠ

 

 

7번 홀은 140m의 파 3입니다. 그린 왼쪽, 뒤쪽으로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멀리 카트길 방향을 보고 드로우 구질의 샷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여유 있게 한 클럽 더 잡고 티샷을 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9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8번 홀 페어웨이 방향입니다. 8번 홀에서 버디를 생각했습니다만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좋은 샷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빗물이 고였던 벙커의 모래는 딱딱했고, 예상대로 그린 위에서 롤링이 많이 생겼습니다. 결과는 더블이었습니다.

 

 

자카르타에 와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파 5홀입니다. 그린까지 쭉~ 오르막이 이어지며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경사는 더 급해집니다. 그린 앞쪽의 깊은 벙커는 온그린을 하지 못하는 샷을 철저하게 응징하려는 듯보입니다. 오르막 경사를 감안하면 실제 거리보다 훨씬 더 멀기 때문에 도전적인 샷을 하기보다는 서드 샷으로 온그린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진에서는 다소 밋밋하게 보이지만 늦은 오후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 가파른 경사와 언듈레이션을 더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멀리 센뚤의 풍경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노을이 곱게 물들면 더욱 아름다울 풍경입니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그린까지 걷다 보면 가파른 경사로 인해 숨이 차오릅니다, 두 분 모두 연세도 있으신데...^^ 천천히 걸으면서 호흡조절을 해야 합니다. 더 완벽한 넥스트 샷을 하고 싶다면 카트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홀을 홀아웃하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 달에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코스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