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인가요?
평생을 몸담아온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골프 생활을 즐기던 이상무님이 자카르타로 골프 여행을 왔습니다. 최근 항공료가 많이 올랐습니다만 미리 티켓팅을 해서 오르기 전 가격으로 다녀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해외 골프 여행, 남들처럼 직장을 있을 때부터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 아닐까 싶네요. 친구 또는 지인들과 저렴하게, 여유 있게,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고 싶지만 한국의 골프장 환경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린피가 비싸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고 싶은 골프장의 부킹이 어렵습니다. 회원 대접 제대로 받으려면 10억 이상 하는 골프 회원권을 보유해야 하는데 개인이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알게 된 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다양한 멤버 구성으로, 다양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게 될 텐데요. 인적 네트워크에 의미를 두다 보면 아무래도 OK~ 를 남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일 20~30만 원의 그린피 비용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시기가 오고, 소몰이식 경기 진행 방식에 대해 가끔은 인내심의 한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좋은 골프장 환경에서,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진심으로 골프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면 대부분 '동남아 골프 여행'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로 여행사를 통해서 골프 여행을 하게 되는데요. 원치 않는 일정과 이미 정해진 골프장에서만 라운드를 하게 됩니다. 골프장이 모두 비슷하지만 그린피가 싸면 나름대로 싼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현지의 지인 찬스를 사용한다면 가성비 좋은 다양한 코스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좋은 골프장들도 그린피를 할인해주는 이벤트 요일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을 위한 Lady's Day는 대부분의 자카르타 인근 골프장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상무님의 자카르타 골프 여행이 이런 경우인데요. 여행사를 통한 골프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채롭고 재미있는 경험이 되실 것 같습니다.
탁 트인 골프장 전망의 클럽하우스가 인상적입니다. 사방이 폐쇄된 한국의 골프장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항상 외부로 열려 있는 공간이라서 마치 근사한 휴양지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듭니다.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밖에서 불어오는 축복받은 자카르타의 날씨, 이곳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다 보면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소분뚝_sopbuntut(꼬리곰탕)'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인도네시아산 원두로 내린 커피도 한 잔 했습니다. 소분뚝은 꼬리곰탕으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에서는 몸보신용이지만 자카르타에서는 대부분의 현지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흔한 메뉴입니다. '소분뚝 바까르_sopbuntut bakar'도 있는데, 바가르(bakar)는 '굽다'라는 뜻입니다. 꼬리뼈에 붙은 살을 굽고, 곰탕 국물이 따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분뚝 바까르 맛이 더 좋은 듯합니다.
주위분들 얘기를 듣고 창이 넓은 사파리 모자를 준비해 왔네요. 첫 라운드에서는 햇볕이 나지 않아서 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자카르타 골프장에 잘 어울리는 모자입니다. 적도의 햇볕은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선크림, 모자, 토시 등은 꼼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높은 습도와 자외선은 피부에 극과 극입니다. 자외선 차단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연중 고온 다습한 기후가 촉촉한 피부를 지켜줍니다.
자카르타에서 첫 티샷을 합니다. 스윙폼은 다르지 않은데 조금의 긴장과 여독이 덜 풀린 탓에 티샷을 한 공은 왼쪽 러프에 안착했습니다. 이곳은 러프에서 좋은 샷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첫 홀부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아니나 다를까 러프를 전전하다가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을 합니다. 첫 홀에서의 긴장감은 평소와 같은 리듬감으로 샷을 하기 어렵게 합니다. 자카르타의 낯선 분위기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해 보입니다. 더구나 어젯밤 공항에서 빠져나오는데 약 3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아직 여독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그동안의 해외 출장길은 회사 직원들의 꼼꼼하고 친절한 에스코트가 있었겠지만 이제는 예약부터 입국, 탑승, 출국 절차를 혼자서 감당해야 합니다. 때문에 나이 들어서 회사를 그만두면 대부분 한 번쯤은 해외여행에서 곤란을 겪습니다.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인데 오히려 일찍 경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카르타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골프장은 잭니클라우스의 시그니처 코스 '다마이 인다(Damai Indah) BSD'입니다.
골프비용_인도네시아(자카르타) VS 한국?
구분 | BSD(자카르타) | 송도 잭니클라우스(인천) | 차이(내용) |
(주중)그린피 | 97,000원 | 220,000원 | (자카르타:카트비,캐디피 포함) |
카트비 | 22,000원 | (자카르타: 2인 1카트) | |
캐디피 | 17,000원 | 30,000원 | (자카르타:캐디팁, 1인1캐디) |
합계 | 114,000원 | 272,000원 | -158,000원 |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결과 자카르타에서 라운드를 하는 것이 약 158천 원 정도 더 저렴합니다. 만약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 맥주를 한 잔 한다면 그 차이는 더 커질 것 같네요. 한국의 1회 골프 비용으로 두 번의 라운드와 동반자들에게 클럽하우스에서 식사와 시원한 맥주를 대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골프장 잔디 위에 떨어진 빨간 꽃을 주워 향기를 맡고 나무 위를 쳐다봅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은 정치권에서 늘 회자되는 이야기 입니다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젊음은 찰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30년이 지났습니다. 젊음을 바쳤던 회사 생활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겠지만 돌아보면 덧없고, 짧은 인생입니다.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즐겨야 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일도,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미래를 걱정만 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Right Now!!!
마치 캐디가 스윙을 가르치는 장면처럼 보입니다.ㅎ 자카르타의 골프장은 모두 1인 1 캐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한국에서는 낯선 풍경입니다만 라운드를 하는 동안 투어프로처럼 캐디를 데리고 다니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잘되면 스코어도 더 좋아집니다. 간단한 영어, 인도네시아어를 미리 공부하시면 골프 여행이 더 즐거워집니다.
첫날인데도 큰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을 합니다. 인도네시아어는 전혀 모르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텐데요.(자카르타 골프장의 캐디들은 라운드에 필요한 간단한 영어는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한국어까지 한 마디씩 건네 오니 금방 친근감이 듭니다. 평소 이런 분위기에서 골프를 하다 보면 한국인이라서 괜스레 어깨가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 드라마. K-pop를 좋아하고 많이 봅니다. 길을 지나다 보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현지인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요즈음 자카르타에서 영업 중인 한국 식당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요. 약 5년 동안 지켜보니 한국문화에 대한 인도네시아인들의 관심은 우리가 예상하는 수준 이상인 듯합니다. 오랫동안 모바일로 K-pop을 접해왔고, 좋아하는 마음도 깊습니다. 이슬람 종교만 벗겨내고 보면 한국인들과 정서가 많이 닮아 있습니다. 못살고 못 배웠다고 인도네시아인들을 무시하는 한국인들도 있습니다만 인간적인 관계를 맺다 보면 더없이 착하고 좋은 친구들입니다. 한국에서도 좋교의 자유가 있듯이 무슬림이 86%인 이곳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어서 종교에 대한 선입견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첫 라운드에서 파도 하고 버디도 했습니다. 꽤 괜찮은 성적입니다. 처음 자카르타에 오면 한국에서처럼 좋은 스코어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페어웨이가 무르고, 양잔디라 뒤땅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러프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잔디인데 쓸어 치는 샷으로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린도 한국에 비하면 매우 빠른 편인데 생각보다 적응을 잘하시네요. 골프 라운드는 역시 동반자들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ㅎ
오늘은 잔뜩 흐린 날씨가 이어집니다. 많이 덥지 않은 날씨에서 라운드를 했습니다. 중간중간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라운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기대보다 좋은 성적이 나와서 인지 자카르타 골프를 만만하게 보시는데 내일도 잘 치는지 지켜보겠습니다.ㅎ
클럽하우스에서 인도네시아의 자랑인 '빈땅(bintang)'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열대 과일로 만든 달고 시원한 디저트를 먹습니다. '끌라빠 시르삭(kelapa sirsak)'의 시원한 맛은 빙수 같은 느낌인데 빙수보다는 훨씬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자카르타에서의 첫 라운드는 어떠셨나요? 한국과는 다른 날씨와 골프장 환경이 아무래도 낯설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플레이게 집중한다면 좀 더 골프를 즐기는 라운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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