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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소식/코로나19

인도네시아 코로나 현황 ③ 델타 변이

by _ Lucas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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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주간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자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가 57명인데, 이 가운데 18명이 인도네시아발(發) 입국자로 확인됐다. 약 30% 이상의 감염자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들어왔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2주 동안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 신고한 한국인 확진자는 50명이 넘고, 실제 감염 인원은 5배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내의 코로나 감염 확진 상황과 델타 변이의 출현으로 위와 같은 결과를 예상해 볼 수도 있지만 최근에 한인 사회에서 나오는 얘기들과 뉴스들을 간추려보면, 한인 사회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클러스터는 한국 대기업의 인도네시아 사업장에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된다. 현재 한국으로 귀국한 감염자들은 한국에서 온 단기 출장자들이라고 한다. 자카르타 교민들이 운영하는 각종 사업장을 휘젓고 다니다가 확진 판정을 받고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관련 확진자들의 귀국 러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오늘 속보에 의하면 자카르타발 항공기 탑승 시 반드시 사전 PCR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한다)

 

최근 2주 동안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보면,

 

-인도네시아 내 델타변이 확진자 발생

-자카르타 2주간(6/22~7/5) 사회적 활동제한(PPKM Mikro) 강화 조치발표

-인도네시아 현대차 · LG전자 · 협력업체 직원 등 수십 명 감염 발생

-5월 19일 이후 해외 유입 인도네시아 확진자 10명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

-해외유입 인도네시아 입국자 중 사전 PCR 검사 음성 확인서 위조 의심 사례 발생

-H사 공장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6월 25일 에어 앰뷸런스로 귀국

-(6월 29일 0시 기준) 해외유입 인도네시아 확진자 18명(내국인 16명. 외국인 2명)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긴급] 코로나19 변이 유행 국가 지정에 따른 격리 면제 발급 중단'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백신 접종을 하고 한국 귀국 시 자가격리가 면제될 것을 기대를 하면서 악착같이 백신 접종을 했던 교민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원망할 곳도 없다. 이곳에 진출하는 대기업을 통해 먹고사는 한인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코로나 확진을 받고 한국으로 간 사람들이 어떤 연유로 확진이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그들을 원망할 수도 없다.

델타 변이의 전염력이 14초라는 중국 쪽의 사례가 뉴스에도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전파력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민 사회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교민 사회의 어려움도 더 커지고 있다. 확진에 따른 치료의 어려움과 많은 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다. 한 교민에 의하면 실로암병원의 경우 중증환자 14일 치료비 1.5억 루피아(약 11.7백만 원), 한 달 동안에 3억 루피아(약 23.4백만 원) 이상이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자카르타 인근 땅그랑 지역에서 사망한 교민은 병원으로 이송 후 화장 처리되는 약 이틀간의 비용이 53백만 루피아(약 4.1백만 원)가 청구되었다고 했다. 현재는 이런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음압기가 설치된 병실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시 개인 사업장이 영업시간을 축소하거나 문을 닫았다. 이미 누적된 손실이 큰 상황에서 다시 한번 큰 어려움을 맞은 것이다. 공장을 운영하는 한인 기업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코로나 검사에 대한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확진이나 사망 시 즉시 대체할 수 있는 경험 있는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한국 교민 및 주재원들의 운전기사나 가정부들 까지도 코로나에 확진이 되면서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에 걸린 가족이 자가 격리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물론 대사관에 신고도 하지 못한 체 쉬쉬하며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인 사회의 코로나 감염자에 대해 제도적으로 지원해줄 컨트롤 타워는 없다. 대사관, 한인회 모두 어떤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대사관과 한인회가 내놓은 대책은 에어 엠뷸런스 전세기로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는 방안이었다. 1인당 비용은 21백만이라고 했다. 코로나 확진이 되면 비싼 비용을 치르더라도 한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를 불행한 상황보다는 분명 더 나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돈이 많은 대기업은 자기 식구들은 비싼 전세기를 이용해서 데려갔다. 겉보기에는 직원의 건강을 우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 이미지를 더 걱정했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자들의 고통은 멀리서 지켜보면서 잠잠해지기를 기다릴 것이다. 그 대기업들은 인도네시아 한인 사회에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인회와 대사관의 대책은 이곳이 삶의 터전인 한인들에게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방안과 만약에 코로나 감염으로 입원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현지 정부 관계자와 병원들과 협의를 해서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미 그런 과정을 거쳤을 수도 있지만 그런 노력의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전세기를 이용할 재력도 부족하고 언제 회복될지 모를 일상을 기대하고 견뎌야 할 시간이 너무 길다. KOTRA인니협력센터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 채팅창의 정보 제공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교민들의 입장은 그들의 엉성한 그물망에 걸려있지 않다. 그 어디에도 소시민을 위한 지원과 대책은 없다. 그들은 그들끼리 서로 챙겨주고 위로하면서 버텨가고 있다.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이라고 갑자기 있을 수 없다. 

 

전 세계 어느 나라의 교민이든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대사관, 영사관 그리고 한인회 등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상황과 노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대사, 영사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상황은 참 씁쓸하다.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다가 귀국하시기를 바란다.

 

한편 인니 정부에서는 연령, 거주지 제한을 없애고 백신접종자 수를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하루 2백만 명을 접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자카르타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백신 공급 차질로 인해 언제부터 시행될지 알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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