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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 후기

오골계 모임_킹스데일CC

by _ Lucas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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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친구와 함께 라운드를 할 때가 가장 즐겁다. 특히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는 라운드는 첫 티샷부터 마지막 홀 퍼터까지 어금니를 깨물고 멘털을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샷을 방해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 흐트러진 페이스를 되찾기 어렵고, 웃음보가 터지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3학년 5반 친구들의 정기 모임이 있는 날이다. 연중 봄•가을에 두 번 만남을 가졌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진 모임이 얼마전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되면서 오랜만에 다시 재개되었다. 때마침 나도 한국 방문 일정과 모임날이 겹쳐서 운좋게 참석을 하게 되었다.

 

킹스데일(주) · 대한민국 충청북도 충주시 주덕읍 기업도시3로 2

★★★★☆ ·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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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이곳에는 비가 내렸다고 했다. 충주 인근 산속에 위치한 킹스데일 CC는 5월초에 'KLPGA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이 열렸다. 조아연 선수가 3라운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최종합계 14언더파로 우승을 했다.

킹스데일 골프장의 날씨는 이미 봄기운이 완연했다. 조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도 했지만 봄햇살은 따사로웠고, 친구들의 따뜻한 반김과 포옹으로 몸과 마음은 다시 고교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1번 홀_파 4.
내리막 급경사에 탁 트인 풍광이 호쾌한 장타를 머리속에 그리게 한다. 하지만 강하게 치려다 보면 자칫 왼쪽 9번 홀로 티샷을 하기 쉬운데 홀과 홀 사이에는 흰색 페널티 막대가 꽂혀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2번 홀_파 4.
마침내 실랑이를 벌이며 하네마네하던 타당 스크래치가 시작된 홀이다. 버디 또는 트리플 이상, 3명이 같은 스코어가 나오면 더블판이 된다. 한 사람에게만 핸디를 주고 경기를 시작했다.

오르막 경사에 페어웨이 왼쪽에는 해저드가 있다. 티샷이 나쁘지 않았는데 드로우 구질의 궤적을 그리더니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더블을 기록하면서 2만 원을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하지만 자꾸 웃음이 나와 참느라 힘들었다. 결국 나의 주머니에 돈이 몰릴 것이기 때문에...ㅎㅎ

 

 

 

3번 홀_파 3.
티샷은 짧았고, 그린 오른쪽 언덕에 떨어졌다. 어프로치를 집중해서 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예상했던 어프로치 결과로 파세이브. 친구의 더블파로 배판이 되면서 서서히 모금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티잉그라운드에 인조잔디를 많이 사용하는데, 골프장 사정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싼 그린피를 내고 입장해서 골프장의 일방적인 요구로 천연 잔디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어쨌든 골프장의 횡포에 가까워 보인다.

흔히 얘기하는 좋은 골프장은 항상 천연잔디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보다 레벨이 낮은 골프장들이 인조잔디 사용을 강요하는 것은 그린피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7번 홀_파 4
비교적 짧은 파 4홀에서 마침내 버디를 했다. 회수되는 금액이 점점 커진다. 자카르타행 비행기 편은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듯... 좋은 친구들이다.ㅎ

 

 

전반홀이 끝나고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친구들과 막걸리잔을 기울였다. 4팀이 모두 이웃 테이블에 나눠 앉아서 웃고 떠들었다. 전반 홀의 아쉬움과 즐거움이 잠시 교차하고, 지난 추억을 들춰내며 웃음꽃이 피는 시간이다. 마시고 또 마신다. 마신 양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즐거움은 더 컸다.

결국 10번 홀에서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세컨드, 서드 샷이 뒷땅이 나면서 겨우 보기로 홀아웃을 했다.

 

 

11번 홀_파 5
내리막 티샷 후 투 온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롱 홀이다. 티샷이 잘 맞아서 세컨드 샷 비거리가 170m 남았다. 오르막 라이여서 180m 이상을 보고 4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공은 그린 좌측으로 갔다. 오르막 라이에서 페이드 샷을 시도한 것이 다소 무리수였다. 공은 스트레이트 구질로 날아갔고, 어프로치 난조로 결국 더블 스코어로 홀아웃을 했다.

 

 

13번 홀_파 3
웨지 샷이 홀인원이 될뻔하면서 오늘의 니어리스트(Nearest)가 되었다. 샷을 하고나서 캐디가 더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우리는 진짜 홀인원이 되는 줄 알았다.^^

 

 

14번 홀_파 4
킹스데일의 시그니처 홀이 될만한 풍경이다. 송전탑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티 샷이 뒤쪽 해저드에 아슬아슬하게 걸렸다. 친구가 룰을 지키려는 나에게 "우리가 뭐 대회하는 것도 아닌데..." 하면서 살짝 공을 옮겨 구제를 해줬다. 감사!!
덕분에 보기로 홀아웃.

 

 

15번 홀_파 3
9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티샷을 했다. 뒷핀이었고 그린 가운데 언덕을 넘어 뒤쪽으로 내리막 경사를 타고 거리를 맞췄다. 다시 한번 버디를 시도했다. 친구들이 긴장했는지 순간 그린 위에는 침묵이 흘렀다. 공이 홀을 살짝 비켜나면서 모두 깊은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린다.ㅎ 이미 게임은 급격히 기울었다.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는 거의 확실해지는 듯보였다.ㅎ

 

 

17번 홀_파 4
첫 홀에서 잊고 하지 못했던 기념촬영을 했다. 늘 좋은 친구들에게 감사...

 

 

이번 홀은 롱기스트(longest)를 가리는 홀이다. 잘 맞던 드라이버샷이 롱기스트 홀이라고 하니 난조를 보인다. 힘이 들어간 탓이다. 왼쪽 언덕으로 날아간 공이 페어웨이 경사면에 떨어지면서 간신히 살았다. 욕심은 늘 화를 부른다.

 

 

18번 홀_파 5
내리막 티샷에 이어 세컨드 샷부터는 오르막이다. 그린이 보이지 않아 안전한 방향을 설정하는데는 캐디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투 온보다는 서드 샷으로 온그린을 노리는 전략이 버디의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것 같다. 친구가 그린 앞 벙커에서 서드샷으로 버디를 기록했다.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멋진 샷이었다. 서로 축하의 인사와 격한 포옹으로 인사를 하면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 홀 페어웨이 오른쪽에는 바위 위로 소나무들이 보이는 근사한 풍경이 이어진다. 킹스데일 CC의 가장 독특한 풍경이다.

친구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년에 다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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