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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머슬백 아이언 도전기

⑨ Titleist 716MB_다시 싱글 핸디캡

by _ Lucas 2021.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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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 센뚤의 가을인가요.^^

산 능선에 만들어진 레인보우 골프장은 코스 난이도가 비교적 높습니다. 총 3개의 코스가 있는데, 그중 마운틴(mountain)과 포레스트(forest) 코스가 산악 지형 특성을 잘 살려낸 것으로 보입니다. 산 능선의 고저 차이를 있는 그대로 활용해서 도전적이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의 코스 레이아웃을 보여줍니다. 그린 또한 빠르고 굴곡이 많은 편이며, 거친 러프는 페어웨이 양쪽에서 그린 주변까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골퍼들을 곤혹스럽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레인보우의 티잉 그라운드에 서서 코스를 바라보면 늘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그린 주변에서 범프 앤 런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피칭 아이언 이상을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탄도가 조금만 높아도 그린 에지에서 감속이 심하고 방향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마운틴 1번 홀은 오르막 좌도그렉, 2번 홀은 내리막 티샷과 오르막 세컨드샷을 해야 하는 우도그렉 홀입니다. 2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좌측 해저드 지역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어프로치 결과가 좋아서 보기를 합니다. 라운드를 할 때 3번 홀까지는 몸풀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여유가 생깁니다.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3번 홀까지는 샷을 할 때마다 자신 있게 해서 그날의 스윙 컨디션과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운틴 3번 홀, 선배의 안정적인 드라이버 샷은 여전히 일품입니다. 오늘 드라이버 샷 결과만 보면 비거리도 많이 좋아진 듯합니다. 라운드 중에 로우 핸디의 동반자 샷을 지켜보다 보면 본인의 스윙 리듬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스윙 스피드가 빠른 사람의 스윙을 보게 되면 본능적으로 빠른 템포로 스윙을 따라 하게 됩니다. 사진 속의 선배는 스윙 리듬이 저보다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이런 경우는 동반자의 스윙을 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편안하게, 천천히 샷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생깁니다.

그린까지 직선거리는 301m로 짧은 홀이지만 페어웨이 가운데 큰 나무가 있어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야 합니다. 100m 정도 남았으니 드라이버 비거리는 230m쯤 날아온 듯합니다. 그린까지 오르막이라 9번으로 세컨드 샷을 했는데 핀 왼쪽에 잘 떨어졌습니다. 약간의 하이 페이드 구질을 기대했지만 똑바로 가고 말았네요. 평상시에는 맞바람이 있어서 페이드 구질이 잘 나오는 홀입니다. 드라이버 샷을 하는 사진 속의 선배만 내리막 퍼트를 남기면서 보기, 나머지는 빠~ㄹ

 

 

스톤 코스가 생겨나기 전에는 레인보우의 시그니처 홀이 될만한 풍경을 가진 마운틴 4번_파 5 홀입니다. 멀리 보고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인데,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언덕 아래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훅이나 슬라이스 구질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보낸다면 언덕으로 굴러 내려간 공이 150m 미만으로 남기 때문에 투 온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세컨드 샷 지점에서 티잉그라운드 방향입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을 조금 벗어났습니다. 가보니 젊은 현지인이 근처에 앉아 있네요. 아마도 골퍼들이 공을 못 찾고 가면 주워서 다른 곳에 판매할 겁니다. 하루 종일 골프장에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을 찾아주면 돈을 주겠다고 했더니 금방 찾아냅니다.ㅎㅎ 기분 좋게 2만 루피아를 건넸습니다.

그린은 서드샷 지점에서 왼쪽으로 해저드 너머에 있습니다. 약 110m 정도를 보내면 충분합니다. 저는 러프에서 레이업을 하고 서드샷으로 그린 앞까지 잘 보냈습니다. 파!

앞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선배가 기가 막힌 서드 샷으로 버디를 만들어 냅니다. 숫돌에 한나절 동안 칼을 간 듯 날카롭습니다. 굿 샷~!

 

 

마운틴 5번 홀은 379m의 비교적 긴 파 4입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켜야 합니다. 약 250m 지점 좌측은 해저드, 우측은 벙커입니다. 페어웨이가 티잉그라운드에서 조금 내리막이라 런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방향성이 좋지 않으면 트러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홀에서 오늘 가장 잘 맞은 공, 오잘공 티샷을 했습니다. 약 110m 정도 남았으니 270m 정도 날아온 듯합니다. 아마도 30~40m는 굴러서 온 듯합니다. 버디 퍼트는 놓쳤지만 파로 마무리합니다.

 

 

티샷이 잘 맞으면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생깁니다. 6번 홀 그린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보이네요. 앞쪽 해저드는 제가 이곳에 오기 시작한 이후로 단 한 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보고르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서 그런지 맑고 청명한 날씨가 한국의 가을을 연상케 합니다.

 

 

8번 아이언 샷이 좋았지만 아쉽게 버디를 놓친 파 3 홀을 지나, 마운틴 7번 파 4 홀에서 세컨드 샷을 준비 중입니다. 네 명의 티샷이 모두 80m 이내로 남았습니다. 제일 연장자인 선배님의 공이 제일 앞에 있네요. 나이와 비거리는 반비례라고 하는데, 오늘 이 홀에서는 정비례 관계를 보여 줍니다. 세월을 거스르는 분들이시네요. 어제저녁에 술도 많이 드셨다더니만...^^ 어프로치 샷으로 승부를 가립니다. 그린 뒤쪽에서 앞쪽으로 경사가 심한 홀이라서 사이드라인에서 퍼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파~!

 

 

마운틴 8번 홀, 역시 선배는 아이언 티샷도 명품입니다. 비록 보기를 했지만...
130m, 9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컨트롤이 되지 않고, 그린 오른쪽 벙커 옆으로 갔습니다. 살짝 멘털이 무너지면서 아쉽게 더블을 했습니다. 머릿속의 버디 생각을 지우고 샷을 했어야 했는데, 욕심이 과했습니다.

 

 

전반 마지막 파 5 홀입니다. 티샷을 한 공이 오른쪽 18번 홀 페어웨이로 넘어왔습니다. 손목 힘이 풀어지는 타이밍을 놓치면서 급격한 슬라이스가 났습니다. 8번 홀에 이어 연속해서 티샷 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컨드 샷이 해저드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로 전반을 마무리합니다. 실수를 자책하느라 집중력이 흐트러진 듯합니다.

 

 

이곳 대추야자도 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4월부터 시작되는 건기가 9월이 되면 많은 열대과일들을 출하합니다. 이미 시작된 망고 시즌이 신호탄입니다.

 

 

 

후반 첫 홀에서 후배 한 명만 빼고 세 사람 모두 러프와 벙커에서 세컨드 샷을 했습니다. 어프로치 싸움이 되었네요. 스코어를 줄이려면 어프로치를 잘해야 합니다. 흔히 '설거지가 안된다' 표현을 많이 합니다. 그린 주변까지 잘 와서 어프로치와 퍼팅 실수를 하는 경우인데요. 어프로치를 잘하면 5타 정도는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홀 가까이 붙일 수 있는 어프로치는 퍼팅도 쉽게 해 줍니다. 고수의 향기는 어프로치 샷에서 강하게 뿜어 나옵니다.
퍼팅이 짧으면서, 보기!

 

 

Bir Bintang Kaleng(빈땅 캔 맥주)를 한 모금씩 마시고 후반 두 번째 홀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카스의 힘이겠지만 여기는 '빈땅의 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돌아본 풍경이 예쁩니다.

 

 

그린까지 예쁜 풍경이 따라왔습니다.
거리 조절이 힘든 내리막 세컨드 샷이 그린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습니다. 그린 앞쪽으로 경사도 심합니다. 보기!!

 

 

포레스트 3번 파 3 홀입니다. 내리막 157m 앞핀입니다. 실제 거리는 약 130m 정도 되겠네요.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평이한 홀처럼 보이지만 그린 앞 뒤폭이 좁고, 두 번 이상 구겨놓은 옆으로 긴 그린이라서 퍼팅이 쉽지 않습니다. 오르막 퍼팅이 남는 티샷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그린 앞에서는 벙커가 크게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제일 연장자인 선배님의 굿샷이 공을 핀 옆 60cm 거리에 붙였습니다. 백스핀까지 조금 걸려서... 모두 홀인원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아깝습니다 선배님!!

저는 8번 아이언으로 핀 약간 좌측을 봅니다. 그린 왼쪽이 조금 높거든요. 잘 맞았고, 탄도도 좋았습니다. 핀 옆 1.5m 거리에 붙었는데 백스핀 때문에 런이 없습니다.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조금 남는 홀입니다. 파!!

 

 

레인보우 또 하나의 시그니처 홀인 포레스트 4번 파 5 홀입니다. 티샷만 죽지 않으면 버디를 시도해 볼 수 있는 홀입니다. 그린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서드샷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거리를 남겨야 합니다. 가능하면 풀샷으로 보낼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 그린 뒤쪽에서 앞쪽까지 굴러서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비록 러프에 떨어졌지만 나쁘지 않은 티샷입니다. 4번 유틸리티로 세컨드 샷, 저는 100m 서드샷을 남깁니다.

 

 

서드 샷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벌써 그림자가 길어졌습니다만 오늘은 좋은 날씨 속에서 라운드를 마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홀에서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세운 전략대로 샷이 잘되었습니다. 마침내 버~디(Birdie)!!!

 

 

버디 이후 상승세가 시작되고, 포레스트 5~7번 홀까지 파(par)를 이어가다가 8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올렸습니다. 그린 뒤쪽 높은 곳에 떨어진 공이 그린 앞쪽으로 흘러내리면서 핀 가까이에 붙었습니다. 오랜만에 피칭 아이언의 쫄깃한 맛을 봅니다.

선배님들과의 승부에서도 후배들이 이기고, 편안하게 라운드를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된 오늘의 상징적인 버디가 되었습니다. 이후 9번 홀의 티샷 미스만 아니었더라면 후반홀에서는 이븐을 기록할 뻔했네요.
'너무 인정머리 없다고 할까 봐...'(결국 술자리에서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ㅎㅎ)

 

 

스코어가 79라서 기분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Titleist 716 MB 아이언을 사용하면서 마침내 70대 스코어로 진입한 것에 기분이 좋습니다. 그동안 많은 연습도 있었지만 최근에 유튜브로 본 '프로 허석[Pro Golfer Heo]'님의 레슨 동영상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다운스윙 시에 오른쪽 어깨의 힘을 빼고 사용하지 않는 연습방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더 나은 스코어로 후기를 올릴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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