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프/골프 후기

자카르타 골프장_캐디(Caddies)

by _ Lucas 2022. 10. 18.
728x90

 동남아 골프 여행에서 즐거움 중의 하나는 1인 1 캐디 시스템이 주는 맞춤화된 친절과 서비스일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우산 담당 캐디가 따로 있어서 2명의 캐디가 골퍼 한 사람을 따라다닌다고 한다. 1명의 캐디가 4명의 손님을 케어하는 한국 골프장과 비교하면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1인 1 캐디 시스템은 골퍼가 훨씬 더 능동적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인도네시아(자카르타)로 골프 여행을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기대감이 없지 않을 것 같은데, 인도네시아가 무슬림 국가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선택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단지 무슬림이 많은 국가이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 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카르타 골프장의 캐디들을 보면, 종교적 신념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새로운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문화(K-드라마, K-POP, K-FOOD)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고,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하며, 한국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도 아주 높은 편이다.^^
 
 

Indonesia Caddy



● 1인 1 캐디


 1인 1 캐디 시스템이 좋은 점이 많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다소간의 불편함이 있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려면 캐디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캐디 의존도가 높은 골퍼일수록 캐디 와의 불편함은 멘털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골프장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캐디들, 1인 1 캐디 시스템에도 약간의 적응시간과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처음 만난 캐디와 어떻게 호흡을 잘 맞춰가는 지를 동반자들에게 보여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스코어에도 영향을 주지만 동반자들로부터 얼마나 매너가 좋은 골퍼인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인이 사용하는 카트를 타면 캐디 2명은 캐디백과 함께 뒤쪽에 타고, 홀을 안내한다.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 도착하면 먼저 캐디와 인사를 하고, 캐디 이름을 물어본다. 라운드 중에 캐디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한다. 그리고 티샷 전에 캐디백에 있는 클럽을 캐디와 같이 확인하면서 클럽별 비거리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세컨드 샷 지점으로 이동한 후 얘기를 하지 않아도 남은 거리를 확인해서 2~3개의 클럽을 가져온다. 주로 사용하는 어프로치와 벙커 웨지 등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주면 그린 주위에서 플레이를 할 때 캐디가 알아서 준비해 올 것이다.
 
 대체로 미리미리 알려주고, 가르쳐주면 그런대로 잘하는 반면, 한국의 캐디처럼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기대를 하고 있으면 실망감이 커진다. 인도네시아 캐디들은 대체로 수동적인 편이다. 가능하면 캐디들에게 짜증이나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은 캐디라고 판단이 되면 전반 홀이 끝나고 캐디를  교체하면 된다. 캐디에게 불만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즐거워야 할 라운드가 재미 없어질 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분위기가 냉랭해진다. 다른 캐디들도 입을 다물고 미소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  
 
 라운드가 끝나면 캐디가 고객에게 클럽 수를 확인하고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이때 캐디에게 팁을 주면 된다. 만약 기대 이상이라면 50,000~100,000 루피아를 더 주면 된다. 최근 자카르타에서 캐디팁은 기본 300,000루피아가 되었다. 처음 자카르타에 왔을 때는 150.000루피아였다.

 

*자카르타 골프장의 그린피에서 캐디팁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금액이 크지 않다. 그래서 라운드가 끝나면 캐디들에게 별도의 팁을 줬는데 이제는 금액도 커지고 당연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카르타는 유럽 문화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팁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어서 어디를 가도 팁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하고 별도의 팁을 주게 된다. 팁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어서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Indonesia Caddy

 

 
 

● 마음에 드는 캐디를 만나는 방법

 
자카르타에서 친한 지인은
라운드를 할 때마다 항상 남자 캐디를 찾는다. 대부분의 남자 골퍼들이 여자캐디를 선호하는데, 남자 캐디를 찾는 그의 취향에 의아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여자 캐디들 중에는 일은 잘하지 못하면서 이쁜척하며 팁만 바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캐디의 능력에 상관없이 예쁜 캐디를 선호하는 데, 때로는 캐디 마스터에게 특별히 팁을 주면서까지 예쁜 캐디를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캐디 마스터는 미모순이 아니라 자기를 가장 잘 따르는 캐디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쁜 캐디를 마다하는 골퍼들은 거의 없겠지만 라운드를 하다 보면 대체적으로 그린에서 라이를 잘 보는 캐디를 가장 선호하는 것 같다. 자카르타의 그린이 어렵기도 하지만, 캐디가 라이에 맞게 공을 놓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카르타에서 구력이 쌓여도 그린에서 라이를 잘 보지 못하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게으름을 피우는 캐디를 싫어해서 얼굴, 몸매보다는 성실함을 최고로 쳐주는 경우도 있다. 10대 후반~20대 후반의 캐디들이 매년 새로 들어오고, 그만두는 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일 잘하는 캐디를 만나게 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 약 50% 이상은 2~3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캐디들인 것 같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연락처를 알고 있는 캐디가 있다면 누구나 개인적으로 부킹을 할 수도 있는데, 라운딩을 하기 2~3일 전에 일정과 동반자 이름을 캐디에게 알려주면 된다. 평소 마음에 드는 캐디를 만났을 때 캐디팁을 조금 더 주면 전화번호 정도는 쉽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하는 캐디 부킹이 성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부킹을 했을 수도 있고, 캐디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의도적으로 전화번호를 틀리게 가르쳐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캐디에게 퇴자를 맞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캐디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만난 후에 마음에 들게 잘 이끌어준다면 마음에 드는 캐디가 되지 않을까.
 

 

Indonesia Caddy

 

● 마음에 드는 캐디를 만드는 방법

 

  • 이름 불러주기
  • 의사소통 언어 정하기 : 영어, 인도네시아어 (대부분 간단한 한국어를 조금 한다)
  • 라운드 전 클럽 확인 및 클럽별 비거리 알려주기
  • 어프로치, 벙커 웨지 알려주기
  • 라운드 종료 후 팁 챙겨주기

처음 만나서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커진다. 처음 만난 캐디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한다. 라운드를 위한 간단한 영어, 한국어를 같이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요즈음은 한국어 한마디 못하는 캐디가 없을 정도로 한국말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가져간 음식이나 음료 중에 여유분이 있다면 나눠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빨리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Indonesia Caddy

 
  
 이곳 캐디들도 손님을 대할 때, 팁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어떤 기준이 있는 것 같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캐디들 입장에서는 낯선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것 같고, 사람에 따라 신뢰감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차도 있는 것 같다. 라운드 중에 쉽게 화를 내거나, 큰 소리로 캐디를 혼내는 경우, 과도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매너 없는 행동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즐거운 라운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매너가 좋고, 팁까지 많이 주는 골퍼라면 싫어할 캐디는 없을 것이다. 짧은 라운드지만 캐디와 신뢰감이 형성된다면 기대 이상의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되고, 다음 라운드에서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자카르타에서 골프 라운드를 하면 할수록 캐디에게 에티켓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라운드에 필요한 개인적인 요구 사항이나 필요한 것들을 미리 얘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반 홀에는 친해지는 시간, 후반 홀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전략이 좋지 않을까. 
 
 

Indonesia Caddy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해 보면,
그린 주변에서 리마 음빳(54 º 웨지)이라고 얘기했는데 5번(리마)과 4번(음빳) 아이언을 동시에 들고 오는 캐디가 있었다. 이미 그린을 100m 안쪽에 두고 있었지만 캐디는 골퍼가 불러준 번호의 클럽을 가져오는데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클럽을 가져오기 위해서 캐디는 꽤 먼 거리를 뛰어가야 하고 나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곳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인내가 필요한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지 않는 캐디는 카트 뒤쪽에서 간식을 먹다가 캐디백 안으로 음식을 떨어뜨리는 캐디들이다. 어느 날 아이언 그립 끝에서 악취가 풍기는 경험을 하고 나면 이해가 될 것이다. 먹성 좋은 캐디는 가급적 사양!ㅎ 하지만 대부분의 캐디들은 이런 실수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캐디를 힘들게 하거나 무시하면 이런 방법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Indonesia Caddy

 

728x90
반응형

댓글